내 인생의 표절

2006/03/30 13:52

여기저기서 연일 이효리의 표절의혹에 대한 기사가 터져 나오는가 보다...
이제는 나름대로(?) 국내에선 그 분야의 전문가란 사람들끼리 패가 나뉘어 한마디씩 하는가 보다.
TV에서 나오는 모습이나 보며 헤벌쭉 쳐다보는거라면 몰라도, 이효리 노래에 대해서는 좋아
하지도 않거니와 - 물론,장르에 대한 취향의 문제이다.
문화에 대한 저급과 고급에 대한 코멘트는 할만한 그릇도 안될뿐더러, 그런 구분 자체에 공감을 못하는 편이다. - 표절의 대상이 되었다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역시 나에겐 이효리와 별반 다른 의미를 갖지 않기 때문에 표절을 했던 안했던 솔직히 관심을 별로 갖지 않는 축에 속한다.

단지, 이번 표절 논란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케 됐던 것은 매번 영화나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사한 사건이 터질때마다 참 이런 걸 찾아내는 사람들은 대단타 하는 경탄을 한게 된다는 점인데 - 심지어는 누구누구가 누구누구의 얼굴을 표절(?)했다는 것도 찾아내질 않는가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나의 단서를 가지고 유사점을 비교하여 찾아낸다는 것이 100% 우연의 산물이라 순진하게 보기에는 왠지모를 뽀~오쓰가 느껴지는 깊이와 노력이 느껴지니 감탄을 하다가도 혹여 이런 사람들한테 악감정 가졌다가는 나라망신, 집안망신, 개망신 당하는 건 시간문제겠다라고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지기까지 한다.

어찌하다보니 비꼬는 것 같이 들릴 수도 있게 되어버려서 변명을 하자면,
나 역시 창작물에 대한 개인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는 거창한 전제까지는 아니더라도
남의 것 베껴먹는 인간들은 좀 얄팍해 보이지 않냐하는 주의이며, 걸렸을 경우의 쪽팔림을 생각한다면 감히 그런 짓을 알면서도 하는 행동은 시도조차 못해볼 마음 약한 인간 중에 하나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난 절대 남 베껴 먹는 짓은 안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생각의 순수함을 증명할 만큼 세상의 모든 정보와 나의 이전 세대가 만들어 낸 모든 정보에 대한 무지때문일거라 생각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창의적인 인간덜이 있긴 있다..ㅡㅡ 그런 이들을 보면 시기심에 눈이 먼 나머지 이렇게 외치고 싶다. "니들 별로 돌아가~~~아아)  아무튼지간에 쏟아져 나오는 정보와 컨텐츠가 늘면 늘수록 '건수' 역시 많아지는 느낌인데,
특히나 날카롭고 예리한 눈을 24시간 어느 한순간도 피해갈 수 없는 이 나라 인터넷 공화국에서는 그 빈도가 더욱 많아지는 느낌이다. 가장 최근 표절과 관련해 불거져 나온 이야기들만
봐도

1. 이효리 표절 의혹
2. 한국타이어 지면광고 표절
   (이건 의혹이 아니고 그냥 표절이 맞다.ㅡㅡ 그나저나 주가에 까지 영향을 미치다니
   광고대행사 죽을 맛이겄다.)
3. 드라마 "궁" 대사 표절 논란
4. 짱깨들의 반란 ㅡㅡ;;(최근일이 아니라 맨날 이런다 이것들은)
5. 기타등등 기타등등

이 정도에 이르니, 소위 Creative로 먹고 살아야 되는 사람들은 참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요즘은 어떤 일을 하건 다 creative를 요구하는 것 같아 더 부담이다..ㅡㅡ;;)
결국 나 같이 그릇작고 능력없는 사람에겐 표절을 했다 안했다는 누군가의 지적과 추적에
앞서 자신의 양심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란 입바른 말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최소한 베끼더라도 멋지게 베끼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리바이스의 아틀란티스 광고를 보면서, Portishead의 Only you의 MV(크리스 커닝햄)이
떠올랐지만 멋지니까 패스~, TV에서 태권브이에 대한 방송이 나오길래 당시엔 못느꼈던
마징가제트와의 유사점이 보였지만 역시 멋지니까 패스~

이효리건, 광고건, 짱께들의 반란이건 표절을 했느냐 안했느냐 역시 중요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Cool함이 없어서 눈에 거슬리는건지도.

부끄럽지만 고백컨데, 나 역시 아직 표절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인 취향에서는 모모 선생의 날카롭고 아무개 선생의 진지하며, 무명 교수의 곧음을
동경하고,
문화적인 취향에서는 무명씨 감독의 상상력과 모모 작가의 유쾌함을 동경하고,
직업적인 취향에서는 아무개씨의 박학다식함을, 모모씨의 전문적인 지식을, 무명씨의 학력(?)을 동경하고,
오늘도 생활인으로서는 부와 명예, 배경 그 어느 것도 자식들에게 남겨줄 것 없지만 한평생
한눈 한번 파는 일 없이 가족들과 함께해온 우리 아버지를 표절하며 살고 있다.
언제가는 나만의 쿨함을 갖게 될 날도 오지 않을까?
적어도 베끼고 사는게 내 인생의 절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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