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시절'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6/08/03 까막득한 옛일같은... 그리운 시절 (6)

한 4년 쯤 전인것 같은데... 우연히 검색하다 아직도 디자인 정글에 게재됐던 웹 페이지가 남아있는 걸 확인했다.
다시 한번 읽어보니 참 이렇게 일하던 때도 있었구나 싶게 새삼 재미있기도 하고 미숙한 모습을 감추려 뭔가 있어보이려 애쓴 흔적들이 우습기도 하고 창피스럽기도 하고...
마치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기억을 보는 듯한 개인사의 단편이라면 너무 오버일까?
언제 사라질지 모를 기억인지라 남겨놓으리라 생각했다.






‘이런 젠장 뭐가 이렇게 두리뭉실 한거야!!’
회의실, 시간은 어느새 자정에 가까워오고 있었고 회의를 하던 creative 팀과 consulting 팀은 회의 내내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사람냄새 나는 사이트로 만들자.’ ‘이발관의 음악적 감성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사이트, 사이트를 보면 그들의 음악이 보인다.’
컨셉 좋고, 메타포 확실하고, 조~~오타. 근데 그게 아니었다.
우리는 벌써 4시간째 어떻게 사람냄새가 나게 만들 것 이냐를 두고 설왕설래 하고 있었다.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오갔지만 누구나 ‘맞다 이거야’라고 할만한 마땅한 것이 없었다.
‘우리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걸까?’ ‘웹에서 사람냄새 나는 사이트를 만드는 게 정말 쉬운 건 아닌 가봐…’
우린 기획 회의에서부터 그렇게 머리를 쥐어 짜며 지쳐가고 있었다.
-이거야 원 미노타우르스 만나러 미궁 속으로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참 내…-


































처음 언니네 이발관 사이트 제작에 대한 얘기들이 오간 게 8월 중순. 오픈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2개월하고도 한 열흘이 남은 여름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creative 팀의 류한길 팀장이 워낙 음악이나 사람이나 언니네 이발관을 잘 아는데다가 새로 나온다는 앨범에 곡 작업에, 앨범 커버까지 작업하고 있었으니 ‘컨셉 잡고 디자인 하면 끝이네’ 이런 생각이었다.
어라… 근데 이 양반 첫 회의에서 ‘이발관 음악 컨셉이 뭐죠?’하는 질문에 답한단 소리가
‘그거야 울면서 달리기지’ 하는데 그때서야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사가 어디 내가 느끼는 감성을 너도 느끼는 그런 거던가..? 기획 한답시고 디자이너들 디자인하는 것 기웃거리며 봐온 경험으로 내가 알게 된 것은 이 사람이 ‘어’하면 저 사람은 ‘아’로 알아 듣기는커녕 ‘저’ 나 ‘요’가 되는 것이 사람 느낌이란 거였다.
그런데, 기획 컨셉 좀 잡아볼라 치니 ‘울면서 달리기’라니 이거 만만한 놈이 아닐거란 생각이 뇌리를 스친 건 비단 나뿐은 아니리라.
사실 나중에야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지껏 나왔던 앨범들 전부 다시 들어보고 리더란 양반이 쓴 일기라는 것도 읽어보고 해서 이 사람들이 말하는 ‘울면서 달리기’ 또는 ‘애수’라는 감성이 어떤 것인지 감을 잡았지만 류한길 팀장 조차도 자기가 얘기한 걸 어떻게 이미지로 뽑아낼 건지 막막했더란다.

하여간, 우린 그렇게 그 놈의 컨셉이란 놈을 잡기 위해 거진 한달을 회의로 소모하고 있었고 프로젝트 시작과 동시에 잡아두었던 나의 일정표는 두 달에 20Km가 아니라 60일에 60Km의 속도로 우리를 태우고 달리고 있었다.

마저 보기..


BLOG main image
fAR N fAR, cLOSE N cLOSE... 어느 쪽이든 선택은 당신과 나의 자유...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9)
bay:b LOG (25)
say:b LOG (45)
wanna:b LOG (25)
we:b LOG (34)

글 보관함

달력

«   2008/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343,100
Today : 14 Yesterday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