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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20 정책은 사용자와의 약속

자랑할 만한 일은 못되지만, 아니 어찌보면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이들에게 정크푸드를 먹이게 되는 일이 잦다.
입맛에 맛는건 누구에게나 비슷한 일이라서인지 요즘 아이들답게 피자니 햄버거를 좋아할 뿐더러 실상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데다 먹고싶은 걸 먹는게 몸에 안좋다고 일부러 꾹 참는 것보다는 낫겠다라는 나름의 근거 희박한 낙관론 때문이기도 한 연유이리라.
아무튼 퇴근길에 지하철 역 주변에 있는 탓에 유난히 아이들에게 롯데리아의 버거를 사다주는 경우가 허다한데, 가깝다는 이유외에도 이 브랜드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도 가격적인 매력이라 생각된다.

햄버거 가격이야 사실 어느 브랜드나 저렴한 종류에서부터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지만, 식구수 대로 서너개씩 사다보면 돈 만원이 훌떡 깨지는지라 "내 입맛에는 역시 버거왕!~"을 외치면서도 이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현혹되기가 일쑤다.
내 기억으로는 아마도 몇해전인가 새우패티가 들어가는 버거가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을때 맥도널드와의 마케팅 경쟁에서 부터였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때부터 한달 또는 일정 시간대에 특정 버거의 가격을 정가보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거의 반값까지 내려파는 경우를 보게 된 것 같다.

그래도 뭐 남는게 있으니 팔겠지 생각하건, 과열경쟁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장사한다는 장사치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건간에 소비자 입장에서야 똑같은 상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니, 그 유혹이란게 떨쳐버리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법정의 무소유를 백날 떠올려봐야 싸게 판다는데 배겨낼 장사가 있을까.

아무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난주에도 퇴근길에 새우버거를 평시라면 반개값도 안되는 개당 1000원에 사간 기억이 있는터라 어제는 퇴근 무렵에 꺼진 배가 출출하기도 하고 아이들 얼굴도 아른거리고 해서 또다시 들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지난주에 분명 1000원하던 물건이 오늘은 1300원 이지 않는가.
사람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다고, 1300원 역시 정가에 비하면 무척 저렴한 가격임에 틀림없으나, 지난 번 1000원이 생각나 초과되는 300원이 참으로 괘씸하고 은근히 속상한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더란 말이다.
동네 구멍가게의 10주년 이벤트로 라면 하나 나눠주는 식이 아닌 바에야 나름의 전략과 예상을 가지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겠지만, 막상 그것을 경험하는 소비자로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꽤씸함과 속상함에 다름이 아니었다.


웹 사이트를 기획하다보면 대기업이나 관공서에서조차 사이트에서의 정책에 대해 무심하거나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를 보게된다. 물론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안의 경우는 보안과 같은 민감한 사항이라기 보다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운영에 있어 가변적일 수 있는 사안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웹에서 사용자에게 경험으로 인지된 패턴은 곧 그 사이트의 정책이 된다.
이는 성문법과 관습법의 개념과도 유사한데, 약관이나 정책안내를 통해 공식화 되지 않을 경우에도 줄곧 유사한 상황에서 사이트 운영진의 대처가 그러해 왔다면 그것이 그 사이트의 운영 정책을 대변하게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대부분 사이트 구축 프로젝트는 일정에 따라 빡빡하게 일반적인 웹 페이지의 생성과 프로그래밍, 그에 따른 기획요소들로 이루어 지게되므로, 이 경우 흔히 간과되는 경우가 바로 운영 정책에 대한 고민이다.
오픈 시 급한데로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 경우 당첨자 선정과 경품 지급은 이후 사이트에서 이루어 지는 유사한 성격의 이벤트에서 그 사이트의 이벤트 정책으로 인지되기 쉽상이다.
앞서 언급한 롯데리아의 경우처럼 경품을 지급하는 대상이나 경품의 규모가 이전과 다르게 진행되면 대상이 된 사용자는 서비스에 대한 괘씸함과 속상함을 느끼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종종 운영자 또는 해당 사이트의 기획자는 사이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자를 위해 선심이라도 쓰는 것처럼 변질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운영 정책이 명확하지 않은데서 오는 혼선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모든 재화나 서비스처럼 웹 사이트는 '기분 내키는대로 사용자에게 베푸는 정책'이 아닌, '사용자를 지원하는 심지있는 정책'에서부터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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