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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4/03 닮은 꼴에 깜짝 놀라는 일이란.

첫 아이의 키우는 아빠란 다 그런건지... 아니면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건지...
주변에서 아이를 보는 사람마다 "아빠랑 꼭 닮았다" 라던지, "둘이 붕어빵"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난 그런 얘기를 많이 듣는 편인걸 보니 정말 닮긴 닮았나보다 하고 생각한다.-
좀 신기하단 생각이 들곤 한다.

왜 그런고 하니...
아무리 주변에서 너 닮았다 너 닮았다해도 정작 본인은 거울로 자기 얼굴 쳐다보는 것 같은
낯설음이 있는데다가 - 죽어라 셀카 찍으며 자기만족하는 부류가 아닌지라... 영 낯설다...-
아무래도 자기 얼굴에 대해선 객관적이 되지 못하는 경향 탓인지, 아이가 나와 닮았다는 사실 또한 객관적으로 판단하는데 무리가 있어 사실 남들이 그리 얘기하는 것처럼 많이 닮았구나 하고 와닿는 사실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아 이녀석이 내 아들녀석이 맞구나"하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경험을 할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는 오히려 생긴 모양새에서 닮음을 깨닫는다기 보다는 행동이나 취향에 따른 닮음에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벌써 이 녀석과 동거동락한지도 6년여 세월이니...ㅡㅡ;;;
그런 경험이야 한두번이 아닌게 당연하겠지만서도, 이 녀석을 보며 그런 생각을 크게 가졌던게 아마 이 녀석이 4살쯤무렵이었던 여름이었던 것 같다.
내 경우에 어릴 때부터 물을 너무 좋아해서 -목욕탕이고, 수영장이고, 심지어 마시는 물에
대한 취향까지 포함하여- 여름에 계곡쯤으로 피서라도 갈라치면, "다짜고짜 물에 뛰어들지
말아라","깊은데는 혼자 들어가지 말아라" 등등 부모님의 걱정섞인 안전교육(잔소리)가 항상 떠나질 않았는데 이 녀석은 어릴 때(지금도 어리지만 우리 부부는 아가이영일기 라고 명명한다..ㅡㅡ 무슨 쥬라기 공원도 아니고 참내) 목욕 시킬 때도 물을 무서워 해서 아닌게 아니라 속으로 "닮긴 무에 닮아~"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예의 4살 무렵 여름 이 녀석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 계기가 생겼으니, 바로 '이영일 수영장에 가다' 정도의 제목에 어울리는 물놀이 에서 있던 일이다.
그전까지는 당연히 물을 무서워하겠거니 하고 가는 내내 이 녀석을 어떻게 물과 친하게 지내도록 해줄까 하는 방법에 골몰하고 있었는데 -왜냐는 의문을 제기하진 말 것... 내가 물을
좋아하니 강요하는 것은 절대 절대......ㅡㅡ 뭐....그렇다는 얘기...- 수영복을 갈아입히고
튜브를 허리에 둘러주자 마자 이 녀석 말그대로 '물 만난 고기마냥' 물에 첨버덩 뛰어 드는게 아닌가?

갑작스런 행동에 이 녀석이 준비운동도 없이라는 당황스러움도 잠깐 아주 잠깐...ㅡㅡ;;
느꼈지만, 이미 물에 들어가 큰 소리로 뭐라뭐라 떠들어 대는 녀석의 얼굴을 보면서, 그제서야 아... 어쩔 수 없이 너는 내 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와 아들이란 그런게 아닐까..
내가 자라는 세월동안 우리 아버지 느끼셨을 아무 것도 아닌 일상에서의 닮음.
제 3자가 볼 땐 별 의미도 없는 -당연하지, 남이 물을 좋아하는거랑 그 아들녀석이 물을 좋아하는 거랑...내 인생하고 무슨 상관이겠누...- 닮음을 발견할 때의 즐거움.
간혹 이 녀석이 더 커감에 따라서 내가 느끼는 이 녀석과 나의 닮음이 반드시 유쾌한 경험만은 아니겠지만 -부디 그런 면만은... 하고 기도한다.ㅡㅡㅋ- 이 녀석이 나에게 선물해 줄 또 다른 나와의 닮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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