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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4/14 컨텐츠의 가치

컨텐츠의 가치

2006/04/14 01:57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는 여의도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심지어 점심시간의 짧은 여유에도 길에서 소위 말하는 "찌라시"를 돌리는 아주머니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명함크기에서부터 A4사이즈까지 길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홍보전단지들을 보면 개중에는 유흥업소의 홍보전단도 하나둘씩을 꼭 끼어있기 마련인데 언제부터 누가 생각해 낸 것인지는 몰라도 이 유흥업소의 전단지는 천편일률적으로 명함크기에 비닐팩으로 싸여져 있고 그 안에는 업소의 이름이 새겨진 라이터나 껌, 사탕 등이 들어있다.

우스운 것은 눈이 잘 가지도 않고, 받아봐야 바로 버릴 것이 분명해서 내 경우는 거의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되는데 간혹 주머니에 라이터가 없는걸 발견하게 되는 날은 그나마 그 라이터가 든 전단을 나눠주는 아주머니가 없나 유심히 보게 된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 아니 나에겐 곧 쓰레기가 될 물건이 그 당시에는 되도록이면 가까운 곳에서 찾아서라도 받고 싶은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거대조류가 발생한 이래 이미 정보의 방대함은 그 정도가 차고 넘쳐 어디에서나 원하는 것에 근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는 것은 다시 논할 필요가 없는 시점이 되었으나, 최근 블로그나 미니홈피와 같은 일인 미디어의 확장은 이전까지의 정보의 규모와 범위가 아닌 컨텐츠의 가치에 대한 기준을 다시 생각케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수의 일반 사용자들에 의한 정보의 권력이동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개개인이 다각도의 채널에서 쏟아내는 컨텐츠(User Created Contents)의 규모와 다양성은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요구(Needs)를 수반하게 되는데 그 중심에서 고민스러워지는 것이 컨텐츠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인듯하다.

일각의 극단적인 구분법을 적용하자면 현시점에서 소수의 매력을 갖춘 정보생성자에 의한 컨텐츠를 제외한 대부분의 컨텐츠는 쓰레기의 신세를 면치못하고 있는데 이를 정론화하기에는 비약적이라 생각되는 몇 가지의 필요보정조건이 있다.

컨텐츠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조건은
우선 컨텐츠로서의 완전한 포맷을 가지고 있느냐하는 점이다.
이는 모든 컨텐츠의 절대적이고 통일된 규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컨텐츠를 취득하는 자의 기준에 부합하는가의 여부를 말한다.
예를 들자면 대표적으로 컨텐츠의 생성자와 취득자간의 암묵적인 약속이랄 수 있는 카테고리를 들수 있는데, 어떤 블로그에 방문했을 때 "사진앨범"이라는 카테고리를 클릭하면서 방문자가 기대하는 컨텐츠의 포맷은 필수적으로 사진 이미지가 포함된 컨텐츠라는 것이다.
"트랙백"이라는 링크를 클릭했을 때 보여지는 결과가 원문과 전혀 매칭되지 않는 내용일 경우 그것을 "스팸트랙백"이라 규정하는 것도 해당 컨텐츠의 포맷에 기준하여 가치를 평가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컨텐츠를 취득하려는 자의 기준인데, 예의 "라이터찌라시"와 같이 해당 컨텐츠에 대한 기준은 사용자의 상황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관심범위를 좁혀보자면 연예가십에 관심있는 사용자에게 잘나가는 포털의 신규 서비스 분석은 아무 쓸모없는 정보일 수 있지만, 그 취득자가 IT나 웹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동일한 컨텐츠를 연예가십에 비해 몇배는 더 가치있는 정보라 평가할 것이다.
셋째는 위의 두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내용일수도 있는 컨텐츠가 존재하는 "장소(또는 그룹)"에 기반한 평가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넓게 확장된 정보의 범위와 규모는 기존의 가치있는 정보 검색(컨텐츠의 검색)의 기준을 "어떻게"에서 "어디에서"로 바꾸어 놓고있다.
다양한 검색엔진과 컨텐츠의 유통경로 확보는 이미 많은 사용자가 그런한 방식의 컨텐츠 취득 방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특별한 컨텐츠 취득의 스킬이 되지 못한다. 이는 양질의 컨텐츠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경로의 탐색이 아닌 깊이의 탐색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바로 어느 정도의 깊이에서 존재하는 컨텐츠인가가 그 컨텐츠의 가치를 대변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물론 앞서 비유된 대다수의 쓰레기를 제외한 공인된 일부 고급 컨텐츠의 경우 유통 경쟁의 우위에 있기때문에 이 사항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관점이 조금 다른 예시가 될지 모르지만, 네트워크 인프라 발달의 일등공신중 하나인 포르노의 경우를 보더라도 요즘 고품질(?)의 포르노 컨텐츠를 취득하기 위해서 방법보다 더욱 앞서는 취득장벽의 깊이가 해당 컨텐츠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컨텐츠가 상황에 따라 가치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모호한 결론이 되어 버린 것 같지만, 존재하는 모든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면, 특정 컨텐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조건을 포함하는 서비스를 기획할 때 이러한 기준들이 유의미할 것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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