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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3/20 격려가 아니라 환호. (4)

일요일, 가족들과 TV앞에 앉아서 얼마나 주먹을 불끈불끈 쥐었는지 모른다.
거기까지 올라간 게 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멋진 수비와 침착한 운영으로 매회 박빙의 경기를 펼친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

시종일관 제발 지지말고 이겨달라고 빌고 또 응원한 것이 어디 나만의 마음이겠냐만,
정말 그 순간은 어지간하면 스포츠에 열광하는 부류에 시니컬한 나도 같이 앉아 박수 치고
발을 구르고 했더랬다.
벼락같이 몰아치는 짧지만 거대했던 7회 일본의 공격에 침울해지고, 내리는 비속에서 황망하게 플레이를 이어가던 한국 선수들을 보면서
"아 씨바 역시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구나." 하며 안쓰러운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순간만은 월급쟁이 평생 모아도 만져볼 수 없는 돈을 일년 연봉으로 받는 스포츠 재벌들이 아니라, 그저 열심히 이겨보려고 애를 쓰는, 지기싫어 끝까지 뭐라도 해보려는 필부처럼 보여 더욱 안쓰러워 보였는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전에도 말했지만(http://www.farnfar.com/36) 어디 스포츠에 늘상 이기기만 하는 팀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3번 싸워 1번은 질수도 있는 것이고, 우리의 경우 그 1번이 앞서의 두번 승리보다 지독히 운나쁘게 중요한 경기였던 것 뿐인게다...
승리에 있어 예선의 1승과 결승의 1승이 그 무게는 틀릴지 모르나, 그 의미가 다르지는 않다.
이긴 스스로가 자신의 1승을 무의미하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날 저녁무렵부터 결과에 대한 얘기로 TV며 인터넷이며 온통 난리가 난 듯 하다..
그런데, 난 잘 모르겠다.
그들은 왜 침울하고 비통한 목소리로 우리가 진 것에만 위로를 하고 있는지.
우리가 언제부터 국제무대에서 3위(공동)의 성적에 비참해하고 비통해 했는가?(물론, 핸드볼이나 쇼트트랙이라면 다르지만)
우리가 언제부터 세계의 강호를 상대로 거둔 승리에 대해 당연시 하게 되었는가?

이기는 것에 한단계 발전하는 것에 대한 의욕을 탓하자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결과는 정해졌고, 그것이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우리의 선수들이 땀흘려 얻은 자랑스러운 결과인 거다.
이기지 못한 분함과 이기고 싶은 의욕은 다음 대회를 위해, 다음 기회를 위해 사용하자.

지금 우리는 결승에 못오른 비통함과 스스로를 위한 격려가 아닌
세계에서 그 강한 팀들을 물리치고 3등이나 했다는 환호에 빠져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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